피말리는 4위 다툼 속 두산과 SK의 시즌 10차전. 두산은 외국인 투수 마야를, SK는 5전 5승의 밴와트를 앞세워 필승을 다짐했는데요. 물러설 곳 없는 양 팀.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벌입니다. 1회 조동화의 2루타에 이은 김성현의 적시타로 SK가 선취득점에 성공하지만, 2회 정수빈의 잘맞은 적시타로 두산이 동점을 만듭니다. 돌이켜보면 이 때부터 뭔가 일 낼 조짐을 보였던 정수빈이죠?
이후 계속되는 접전. 5회 김재호의 홈런으로 두산이 역전에 성공합니다. 그러나 SK의 반격이 바로 이어지는데요. SK는 5회말 석 점을 뽑아내며 재역전 합니다. 엎치락 뒷치락 접전 속에 두산이 한 점 뒤진 6회 2사 만루! 다시 정수빈의 타석입니다.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?
"일단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닌데, 그래도 제가 직구를 좀 노리고 있었어요"
2009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홈런이 단 7개에 불과했던 정수빈의 깜짝 만루포에 동료들도 격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데요. 정수빈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죠. 9회에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경기 7타점을 기록, 두산의 12:6 승리에 앞장섰습니다. 사이클링히트를 못친게 조금 아쉽죠.
"솔직히 사이클링 히트는 신경 안썼고, 계속 좋은감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. 4위 자리를 놓고 여러 팀이 싸우고 있는데, 더 열심히 해서 꼭 4위로 시즌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."
작은 체구를 무색하게 만드는 강력한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린 정수빈. 이날만큼은 두산의 아기 곰이 아닌 작은 거인이었습니다.